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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라산 아래 광평(廣坪) "클럽 나인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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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브릿지 입구>

제주에 내려와 걷기를 많이 하지만 가끔 초대받는 골프모임에 나가기도 한다. 골프천국 제주도 팬데믹 이후 비용이 많이 올라가서 도민 할인받아도 자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스포츠가 되어버렸다. 제주에 내려오면 저렴하게 골프 칠 줄 알았더니 팬데믹 끝나기 전에는 어림도 없을 듯. 

 

평소 명성만 들었지 가볼 기회가 없었던 CJ나인브릿지 골프클럽 라운딩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다. 저스틴토마스(2019)와 브룩스캡카(2018)가 우승한 PGA 대회 코스이기도 하거니와 프라이빗한 운영으로 회원이 아니고서야 부킹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클럽 나인브릿지.

 

도민에게 개방되는 특별한 날 미리 부킹 해놓은 지인 초대로 한라산 아래 넓게 펼쳐진 세계 100대 코스 중 41위(2017)의 최상급 코스 라운딩을 하게 되다니 가격이고 뭐고 무조건 OK를 외치고 즐겁데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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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브릿지는 Creek(9H) 코스와 Highland(9H) 코스 18홀로 구성되어 있다. 

 

코스 전체에 벤트그라스로 식재되어 그린과 페어웨이 잔디가 같다. 즉 고급스러운 양잔디가 깔려 있고 공이 놓인 라이가 매우 타이트하고 빠르다. 그린도 잘 눌러져 있어서 딱딱하고 잘 받아주지만 런이 많아서 자칫 긴 거리 샷을 그린에 떨어뜨리면 나이스온을 듣지만 막상 가보면 공이 그린 밖으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라운딩에 그린 스피드가 3.1이고 대회 때는 3.4~3.5 정도로 세팅한다고 한다. 나인브릿지가 대회 코스이기도 하면서 벙커 많기로 유명하다. 벙커가 110개 정도 된다는데 그린 주변에는 무조건 벙커가 있고 탈출하기 쉽지 않은 직벽 벙커 스타일이라 같이 라운딩 한 멤버들도 엄청 고생했다. 

 

나 같은 아마추어가 이 골프장에서 그나마 스코어를 지키려면 무조건 벙커를 피하고 페어웨이를 지키는 보수적인 매니지먼트를 해야 할 듯하다. 

 

<클럽하우스 입구>
<당일 사용한 라커번호>

라운딩 인원은 예약 당시 명단을 요청하는데 영수증 뽑아주듯 주는 타 골프장과 달리 라커 번호에 플레이어 이름이 적혀있고 체크인 시 옆 테이블에 놓여져 있다. 

 

<2018년 브룩스캡카 우승기념품과 스코어카드>

캡카는 그 어려운 마지막 18번 홀 아일랜드홀에서 이글을 했다고 되어 있다. 사람이 아니무니다..

 

<2019년 저스틴토마스 스코어카드>

 

<스타트 하우스>

 

<스타트 앞에 연습그린>
<18번홀 챔피언의 다리>

마지막 아일랜드 홀은 갤러리들 환호를 받으며 다리를 건너가는 모습이 상상된다. 그러나 서드샷으로 저 아일랜드에 떨어뜨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10번홀 출발전 차 한잔 할 수 있는 오두막>
<나인브릿지 그린주변 벙커 - 빠지면 곤란하고 벽에붙으면 벌타를 먹자>
<그린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전혀 영향이 없는 듯했고 그린도 단단한 걸로 봐서 배수가 정말 끝내주는 모양이다. 한라산에는 눈이 내린 듯 하얗다.

 

스코어 따위 신경 쓰지 않고 그 풍광과 코스 세팅을 온전히 즐기고 싶었지만 남자들 4명은 그런 게 눈에 안 들어온다. 상대방 몇 개 치고 있는지 견제가 여전하다. 

 

페어웨이도 단단하고 러프 구분이 확실하기 때문에 런이 많으면 별로 좋지 않다. 제주의 바람은 방향성이 없고 늘 있기 때문에 바람에 따른 거리 조절과 클럽 선택 그리고 2단 그린과 핀 위치 등 고려할게 참 많다. 그리고 운으로 성적이 절대 나올 수 없는 코스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같이 간 지인은 평소 80대 중반을 치는데 무슨 일인지 이날 100개를 넘기고 멘붕에 빠졌다. 

 

밴트그라스 양잔디는 더 과감하게 디봇을 내야지 좋은 샷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소위 뗏장이 시루떡처럼 떠져야 아이언샷이 좋아진다. 과감하게 찍었을 때와 얇게 맞았을 때 극명하게 갈린다. 

 

팬데믹으로 제주에서 PGA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어서 탑 랭커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지만 언젠가 "내가 저 코스에서 라운딩 했어" 하면서 갤러리로 참가해 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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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이모저모>

18홀 라운딩 내내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고 카메라를 연신 돌릴 수밖에 없는 풍광이다. 도민이 된 이후에 도민 혜택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 좋은 라운딩이었고 18홀 끝나자 선물까지 받았다. CJ에서 나오는 홈 밀키트 두 가지와 Tee 세트까지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것이 끝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골프장이었다. 물론 경기보조 캐디도 교육이 잘되어 있고 수준 높은 진행 솜씨다.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던 적은 아마도 처음인 듯.. 

 

<나인브릿지 라운딩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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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이모저모>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라운딩 할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다시 오고 싶은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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