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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도 수제버거 "양가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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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는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처음 맛봤을 때 롯데리아만 가본 촌놈이 이야~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버거가 있을 줄이야 했던 기억이 있다. 시급 알바비를 쪼개서 빅맥을 먹어보라고 사주던 친구 놈이 보고 싶다. 

 

제주에는 재능을 가진 젊은 창업가들이 정말 많다. 특히 외식업에 특히 많은 것 같고 지역마다 숨어있는 보석들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니 지역에도 활력을 주는것 같다. 다만 렌터카 타고 휘잉 왔다가 다음 목적지를 찾아 떠나버리니 주변과 연계되지 않는 것 같아서 그 점은 좀 아쉽다. 

 

제주도 서쪽 한경면은 보리가 한참이다. 짙은녹색이 마치 물감으로 칠해 놓은 것처럼 5월 말 6월 수확을 앞두고 진하게 익어가고 있다. 한경면에는 평평한 지형 때문인지 밭농사가 많다. 평화로에서 오설록을 지나 바다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보리,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등등 밭작물이 익어가고 있는 한가롭고 여유로운 농촌 풍경을 보여준다. 

 

다소 관광지가 별로 없을 것 같은 한경면 밭을 지나다가 청수리 마을에 진입하면 독특한 느낌의 버거집을 만날 수 있다. 

 

<양가형제 정면>

무심코 지나다 보면 여기가 과연 햄버거를 파는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외관이 특이하다. 마을회관 건물 원형을 임대해 내부를 고쳐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이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첫 느낌은 예전 읍내에 있던 다방의 느낌과 내 맘대로 장사하는 시골 할머니 식당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벽면에 양씨성을 가진 이름 명패가 있는 걸로 봐서 그리고 누가 봐도 형제 같은 저 두 분이 양가형제가 아닐까 싶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양가형제 주문 데스크(?) >

 

주문을 따로 받으러 오지 않기 때문에 데크앞에 계신 분이 아이패드를 들고 메뉴를 설명해 준다. 아~ 이런 레트로 한 감성에 최신 기기 메뉴판이라니.. 여기서 한번 놀라는데 메뉴는 단출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잘 들으면 별로 주문도 어렵지 않다. 

 

<양가형제 인테리어>
<시그니처 양가버거>
<이건 누가봐도 어니언링>
<푹신한 빵과 두툼한 패티>
<입이 작은 사람은 썰어먹는 것을 추천한다>

 

육지에 살때는 차 타고 몇 분이나 회사 근처 여러 군데에서 다양한 컨셉으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제주는 그렇지 않다. 주로 생선이나 고기류가 외식 주메뉴다 보니 툴툴거리는 녀석에게 스페셜 외식 코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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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형제 버거는 빵, 패티, 야채에 충실한 버거다. 푹신푹신한 빵과 두툼한 패티가 한입 베어 물면 영어가 술술 나올 것 같은 맛이다. 빵 옆으로 삐져나오는 화려한 샐러드 치마들이 없고 그냥 버거 자체에 집중한 느낌이다. 

 

가격은 버거에 밀크쉐이크를 곁들이고 어니언링까지 하면 둘이 먹어도 인당 2만원 가까이한다. 버거가 대체로 9,500원이고 어니언링이 7천원, 밀크셰이크가 6,500원 정도 하니까 정말 수제버거가 먹고 싶을 때 가야 한다. 

 

<양가형제 영업시간>

 

 

양가형제는 제주시 노형동에도 있는데 노형동은 가보질 못했다. 시끄러운 도심까지 가서 여유 없게 먹고 싶지는 않은 스타일과 가격이기 때문에 청수리에서 천천히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서귀포를 지나 차귀도나 요즘 핫한 판포포구를 향하는 길에 들르거나 오설록에 가기 전 배를 채우고 싶을 때 들리면 좋을 것 같은 수제햄버거 집이다. 

 

양파값이 폭락해서 밭을 갈아엎는 뉴스를 많이 보게 되는데 양가형제의 베이비링(어니언링)이 많이 팔려서 조금이나마 지역 농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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